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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디펜더 이야기 (2)] 우리 이야기가 유엔까지 전달될 수 있을까요?

유엔 해양조약 해양수산부⋅외교부 담당자와의 만남

글: 오션디펜더
40명의 시민으로 구성된 오션디펜더가 드디어 ‘유엔 해양조약’에 참가하는 한국 정부대표단을 만났습니다. 오션디펜더의 간절한 바람은 유엔까지 무사히 전달될 수 있을까요? 오션디펜더가 직접 쓴 후기를 통해 생생한 과정을 들어보세요!

그린피스는 과학적 조사를 바탕으로 캠페인을 하는 국제 환경단체입니다. 하지만 그린피스에 꼭 과학자와 캠페이너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처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작은 모임들도 있죠. 그 중 하나가 바로 오션디펜더(Ocean Defender)입니다. 

오션디펜더는 이름 그대로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활동합니다. 그중에서도 공해(公海), 즉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공의 바다를 보호하고자 합니다. 공공의 바다는 ‘영해(한 나라의 주권이 미치는 해양 지역)'가 아니라는 이유로 플라스틱 오염과 무자비한 자원 채취, 고래잡이 등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오션디펜더는 공해를 보호하기 위해 ‘해양보호구역’을 지정해 평화로운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자 합니다.

과학자들이 말하는 “바다의 30%”

그렇다면, 현재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바다는 얼마나 될까요? 영해를 포함해 전체 바다의 5%밖에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세계 과학자들은 바다를 지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전체 바다의 30%가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합니다.

그린피스가 유엔 3차 해양조약 회의에서 별도 세션을 열어 ‘30X30: 해양보호를 위한 청사진 (30X30: A Blueprint for Ocean Protection)’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그린피스가 유엔 3차 해양조약 회의에서 별도 세션을 열어 ‘30X30: 해양보호를 위한 청사진 (30X30: A Blueprint for Ocean Protection)’ 보고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공해에 보호구역을 만드는 일은 어느 한두 국가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모여서 합의를 해야만 하죠. 아주 다행인 소식은 유엔에서 그 합의, 즉 ‘유엔(UN) 해양 조약’을 만들기 위한 회의가 열린다는 것입니다. 이 회의에는 세계 각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정부대표단들이 모여서 서로의 입장을 교환하고, 합의점을 찾아가기 위해 논의를 펼칩니다. 총 4번의 회의가 열리고 지난 8월에 세 번째 회의가 열렸었는데요. 오션디펜더는 바로 이 유엔 회의에 참석하는 정부대표단에게 시민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8월 초에 만남을 요청했습니다. 

지금부터는 오션디펜더가 직접 작성한 간담회 후기를 들려드립니다. 정부대표단과의 만남 준비부터 초청 과정, 떨리는 간담회 현장, 그리고 느낀 점까지 오션디펜더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들어보세요!


처음 간담회를 기획했을 때는 어떤 식으로 진행해야 할지 걱정이 앞섰었다. 하지만 하는 일을 나누고 팀을 조직해 하나씩 진행하다 보니 걱정은 사라졌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정부대표단에 보낼 초청 영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나는 정부대표단과의 만남도,, 내 목소리와 얼굴을 보여주는 것도 처음이라 무척 긴장되면서도 설렜다. 그래서 초청영상을 찍을 때 몇 번을 찍고 지우고를 반복하였다. 그렇게 완성된 우리 오션디펜더의 간절한 바람이 한국 정부대표단에게도 전해졌는지, 간담회 자리에 참석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간담회를 일주일 앞둔 8월 7일 오션디펜더는 정부대표단에 전달할 메시지를 담은 배너를 제작하기 위해 그린피스 웨어하우스(창고)에 모였다. 저녁 시간이라 먼저 비건 햄버거로 배를 채우면서 배너에 어떤 메시지를 넣을 지 한 시간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한국 정부대표단이 우리와 함께 공해를 지켰으면 하는 의미에서 ‘오션디펜더와 함께 해요’라는 메시지로 정해졌고 다 함께 배너에 메시지와 해양생물들의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펭귄부터 시작해서 고래, 상어, 거북이, 새우, 물개 등 떠오르는 해양생물들을 세심하게 그려내었다. 그러다가 가끔 실수로 그림을 잘못 그릴 때면 서로 웃고 고쳐주기도 했다. 웅크려 앉아서 작업하기는 힘들었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하는 다른 오션디펜더분들을 보며 힘을 냈다. 그리고 처음엔 아무것도 아니었던 하얀 천이 진짜 바다처럼 넘실거리게 바뀌는 것을 보며 더 뿌듯하고 재미까지 더해졌다. 배너 속 자유로워 보이는 해양동물처럼 실제로 우리가 보호해야 할 공해에서도 해양생물들이 건강하게 숨쉴 수 있도록 더 노력을 해야겠다고 느꼈다.

그리고 드디어 8월 13일, 오션디펜더 9명과 정부대표단의 시민간담회가 열렸다. 과연 간담회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걱정하던 게 얼마 전 같았는데 오션디펜더라는 이름으로, 정부대표단과의 간담회가 눈앞에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기만 했다.

 해수부 수산생명자원과 김행숙 사무관이 발표하고 있다.

해수부 수산생명자원과 김행숙 사무관이 발표하고 있다.

간담회 당일, 해수부 수산생명자원과 김행숙 사무관님, 외교부 국제법규과 정소현 사무관님께서 각각 부서에서 진행되고 있는 유엔 해양조약 진행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시며 간담회가 시작되었다. 이미 진행된 1차, 2차 유엔 회의에서는 해양보호구역에 대한 논의가 계속 있긴 하지만 국가간의 입장을 조율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큰 성과가 없다고 하셨다. 해수부에서는 유엔에서 검토 중인 내용에 대해 말씀하셨고, 외교부에서는 국제적인 회의이다 보니 국가별 입장을 조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간단한 설명을 해주셨다.

오션디펜더가 정부대표단의 말을 듣고 있다.

오션디펜더가 정부대표단의 말을 듣고 있다.

그 다음으로, 오션디펜더가 궁금했던 점을 정부대표단과 질의 응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션디펜더의 질문은 4차 회의가 종료된 후의 진행 방향, 유엔회의에서 외교부와 해수부의 역할 구분, 해양보호구역을 설정하는 것이 원양업계의 입장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지는 않은지, 유엔 해양조약의 홍보 계획과 공해 설정을 반대하는 이유, 바다오염의 해결방안과 해양보호에 대한 시민의 관심과 무게감을 느끼는지, 또한 소통의 자리를 앞으로도 마련할 생각이 있는지 등이 있었다.

정부에서는 아직 협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확실한 대답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지만, 기업과의 관계는 고려할 수 밖에 없고, 바다보호에 대해 정부 또한 크게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시민의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등의 답변이 있었다. 또한 ‘이 회의는 국가간의 이해관계를 고려해 최대한 많은 국가가 가입할 수 있는 조약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는 말씀도 주셨다. 마지막으로, 회의를 진행할 때 오늘의 간담회 내용을 공유하고 참고하겠다는 답변을 받으며 간담회는 마무리되었다.

외교부 국제법규과 정소현 외무사무관이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외교부 국제법규과 정소현 외무사무관이 질의에 응답하고 있다.

이번 간담회는 나의 입장이 아닌 유엔 해양조약에 대한 정부의 입장도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물론 간담회에서 사무관님들이 ‘확실히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셔서 현재 회의에 대한 우리 대표단의 마음을 확실하게 알 수는 없어 아쉽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대표단과 오션디펜더가 바다를 지키고 싶어하는 마음 또한 같다는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다를 사랑하는 작은 마음으로 모인 우리 오션디펜더들의 행동이 유엔 해양조약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앞으로의 회의에서 우리나라도 함께 넓은 생각으로 넓은 바다를 지킬 수 있는 최선의 안건이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처음엔 사실 정부대표단이라고 해서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렸었는데 막상 만나보니 따뜻한 인상과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는 진실된 마음이 보여서 긴장을 놓았다. 간담회 처음에 오션디펜더 소개 발표를 16살 중학생 예나쌤이 해주셨는데 그 모습을 본 정부대표단은 놀라운 기색이었다. 아마도 공해를 지키기 위한 어린 소녀가 있다는 것이 놀라셨던 것 같다. 공해를 지키고 싶어하는 데에 있어서는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 모두가 원하는 일이라는 것을 정부대표단이 충분히 알고 가신 것 같았다.

동시에 공해가 보호구역이 되기까지가 힘들고 복잡한 일이라는 것을 한 번 더 깨닫게 되는 자리였다. 국가 간에 의견을 좁혀야하고 많은 이의 이해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 복잡한 일인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간담회를 열어 정부대표단이 시민을 대표한 오션디펜더의 의지를 마음 깊이 새기고 간 것 같아서 다행이란 생각도 들었다. 이번 만남이 내년에 있을 유엔 해양조약 4차 회의의 큰 발판이 될 수 있기를 빌어보며, 오션디펜더의 활동이 종료될 때까지, 나아가 그 후로도 항상 해양보호에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겠다.

오션디펜더가 직접 만든 배너 앞에서 오션디펜더와 해수부 수산생명자원과 김행숙 사무관, 외교부 국제법규과 정소현 사무관이 웃고 있다.

오션디펜더가 직접 만든 배너 앞에서 오션디펜더와 해수부 수산생명자원과 김행숙 사무관, 외교부 국제법규과 정소현 사무관이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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