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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000”로 대체하면 된다?

‘일회용’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해결책들

글: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플라스틱 오염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잠깐 상기해 봅시다. 우리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쓸 목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을 만들었습니다. 심지어 몇 초 동안만 쓰이는 경우도 있죠. 이렇게 쓰인 일회용 플라스틱은 곧바로 버려집니다. 매일 전 세계에서 엄청난 양이 폐기되고 있으며, 결국 지금과 같은 오염 상황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플라스틱 오염이 지구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일회용 플라스틱을 생산해 온 기업들과 유통업계는 다행히도 이제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세계 전역의 시민이 변화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죠. 점점 많은 기업이 제품 포장재에 친환경 소재를 사용하겠다는 화려하고 거창한 약속을 앞다투어 내놓습니다. “100% 재생 가능 포장재”, “생분해성 플라스틱 소재”, 지속가능한 종이 포장”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실제로 초래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또 이들이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할 열쇠가 될까요?

이제 기업들이 흔히 내세우는 ‘해결책’ 몇 가지를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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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종이: 

플라스틱과는 달리 종이는 자연에서 분해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소재로 여겨집니다.  그 때문에 언뜻 보기에 좋은 해결책인 것 같습니다. 기업이 플라스틱에서 갈아타기에도 상대적으로 용이한 소재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대형 기업들이 플라스틱 포장재를 종이로 대체할 경우, 세계 삼림에 악영향이 미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양이 막대하기 때문이죠. 숲은 탄소를 저장하고, 토착민 공동체와 생물다양성을 지켜주며, 다양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건강한 환경을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존재입니다. 그럼에도 이미 각종 개발과 자원 착취로 큰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보호와 복원의 대상이 되어도 모자랄 판에, 플라스틱의 대안이 되는 일회용 포장재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는 것은 정답이 될 수 없습니다. 

벌목 후 태워진 핀란드의 숲

벌목 후 태워진 핀란드의 숲

  1. 바이오플라스틱: 

많은 사람이 친환경으로 오해하는 또 다른 소재가 바로 ‘바이오플라스틱’입니다. 생물을 원료로 제조되거나 생분해되고 퇴비로도 쓸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하지만, 화석연료로 만든 플라스틱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바이오플라스틱에는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원료입니다. 생물을 원료로 하는 플라스틱 대부분은 농작물로 만들어집니다. 경작지나 물 등을 두고 인간이 먹을 식량과 경쟁하다 보니 식량 안보를 위협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토지 용도를 바꾸고 온실가스도 배출합니다. 

두 번째 문제는 바이오플라스틱이 정말 생분해되는가 하는 부분입니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온도와 습도가 아주 높을 때만 분해됩니다. 자연 상태에서 찾아보기 힘든 조건이죠. 또 일반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지나면서 작은 조각으로 쪼개집니다. 동물에 먹혀 먹이그물로 유입되는 것도 똑같죠. 퇴비화 가능 플라스틱 역시 특정 조건 아래에서만 완전히 분해되는데, 이런 조건은 산업용 퇴비화 설비나 아직 별로 보급되지 않은 가정용 퇴비화 시스템에서나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지자체 대부분이 이 같은 설비를 갖추고 있지 않은 현실을 고려할 때, 퇴비화 가능 플라스틱은 다른 플라스틱처럼 그저 매립되거나 소각될 가능성이 큽니다. 기존의 일회용 플라스틱과 다를 것도 없고 나은 점도 없는 셈이죠.

브라질의 옥수수 밭

브라질의 옥수수 밭

  1. 재활용 가능 플라스틱: 

100%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만든 포장재는 어떨까요? 가장 친환경적이라 홍보되는 재활용 가능 플라스틱도 사실은 그다지 친환경적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생산된 플라스틱 중 90% 이상이 재활용되지 않았습니다. 현재의 재활용 시스템은 날마다 쏟아지는 엄청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보다 매립되거나 소각되는 플라스틱, 자연에 그냥 버려지는 플라스틱이 훨씬 많습니다. 용케 재활용되는 경우도, 진짜 ‘다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저열화(downcycle)’됩니다. 버려진 플라스틱 포장재로 새 포장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품질이나 가치가 낮은 제품으로 재가공되는 것이죠. 이렇게 만들어진 저품질 플라스틱은 더 이상 재활용되지 못하는 소재가 됩니다. 게다가 지자체마다 재활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재활용 딱지가 붙은 플라스틱이라 해도 모두 재활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경상북도 의성의 불법 쓰레기산 앞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한국 재활용 시스템 실패”라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경상북도 의성의 불법 쓰레기산 앞에서 그린피스 활동가들이 “한국 재활용 시스템 실패”라 적힌 현수막을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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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기업들이 내놓는 전략은 일회용 모델이 초래하는 문제를 아직 제대로 해결하지 못합니다. 단순히 이 물질을 저 물질로 대체할 뿐이죠. 전 세계적에서 엄청난 양을 일회용으로 쓰고 버린다는 문제의 핵심은 그대로입니다. 기업들은 오늘도 지구가 소화할 수 없는 막대한 양의 쓰레기를 여전히 생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뭘까요? 플라스틱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기업이 신속하게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일회용 포장재를 만들어 지구의 소중한 자원을 낭비하지 않도록 사업 모델 자체를 전환해야 하는 것이죠.

기업은 포장재 감축을 우선순위로 하여, 애초에 쓰레기를 만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사 제품을 재사용하고 재충전하는 유통 시스템에 투자해야 합니다. 명확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어떻게 노력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세계 전역의 소비자들이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을 요구하며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제 기업이 답할 때입니다.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진정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영국 한 마트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고 싶지 않은 고객을 위해 직접 가져온 통에 썰은 야채를 담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 한 마트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고 싶지 않은 고객을 위해 직접 가져온 통에 썰은 야채를 담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변화는 시작되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 재충전 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있습니다.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에서부터 펜틴 샴푸까지 다양한 상품을 리필하여 사용할 수 있게 만든 ‘루프(Loop)’는 300개 이상의 품목을 재사용 가능한 용기에 제품을 담아 판매하고, 용기를 수거하여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 핀란드에서 2011년 설립된 스타트업 ‘리팩(RePack)’은 온라인 쇼핑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재사용 가능한 배송 포장재를 도입했습니다. 리팩 배송이 가능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전세계 어디든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없애면서 동시에 개인 텀블러를 쓸 때의 불편함을 줄이기 위한 다회용 컵도 전 세계에서 도시와 지역 단위로 도입되고 있습니다. 뮌헨, 베를린, 쾰른 등 독일 여러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리컵(Recup)’, 미국 콜로라도의 ‘베슬(Vessel)’, 영국의 ‘컵클럽(CupClub)’, 아일랜드의 ‘컨셔스 컵 캠페인(Conscious Cup Campaign)’ 등이 그 사례입니다. 

더욱 많은 기업이 소비자에게 일회용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않을 선택권을 제공할 수 있도록 그린피스 캠페인에 참여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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